“가슴이 조여 오고, 아무 이유 없이 무서웠어요.”
10대 중반의 민수(가명)는 자신이 왜 그런지 몰랐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릴 때도, 가족과 밥을 먹을 때도, 평소 하던 공부를 할 때조차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막혔습니다. 어른들은 “예민해서 그래”, “생각을 너무 많이 해서 그래”라고 했지만, 민수는 점점 더 자신을 이상한 아이로 느꼈습니다.
불안, 아이의 마음을 잠식하다
불안은 단지 긴장감이나 소심함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몸으로 나타나는 고통이자, 마음의 경보입니다. 특히 청소년기 불안장애는 자아 정체성이 형성되고 관계의 폭이 넓어지는 시기에 발생하기에 그 파급력이 큽니다.
민수는 중학교 2학년, 첫 중간고사를 앞두고 처음 ‘공황’과 비슷한 증상을 겪었습니다. 손이 떨리고,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났고, 자꾸 머릿속에 “실수하면 어떡하지?”, “다 망치면 어쩌지?” 같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이 글은 민수가 불안장애 진단을 받고 회복하기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곁을 지킨 한 상담사의 목소리를 통해,
불안을 겪는 청소년과 그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위로와 조언을 전하고자 합니다.
"내가 이상한 게 아니라, 도움이 필요했던 거였어요"
1. 처음엔 ‘나약한 성격’인 줄 알았어요
처음 민수는 자신의 상태를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습니다. 친구들 앞에서는 괜찮은 척했고, 가족 앞에서는 이유 없이 짜증을
냈습니다. 어느 날 시험 중 심한 두통과 호흡곤란을 겪은 민수는 결국 보건실로 실려 갔고, 학교 상담선생님의 권유로 지역 청소년
상담센터를 찾게 되었습니다.
진단 결과는 ‘불안장애’. 처음엔 충격이었습니다. 하지만 상담을 통해 민수는 자신이 ‘이상한 아이’가 아니라 ‘도움을 받아야 할
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2. 상담은 마음의 호흡법을 알려줬어요
“불안은 없앨 수 있는 게 아니에요. 하지만 같이 살아갈 수는 있어요.” 민수를 맡았던 박은하 청소년상담사는 말합니다.
그녀는 불안의 핵심은 ‘예측 불가능한 미래에 대한 통제 욕구’라고 설명합니다. “아이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무의식적으로
반복합니다. 그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상담의 핵심이에요.”
민수는 상담을 통해 ‘불안한 생각을 종이에 적고’, ‘심호흡으로 신체 감각을 낮추는 연습’을 했습니다. 처음엔 잘 되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는 불안을 ‘감지’하고 ‘다루는’ 법을 배웠습니다.
3. 학교의 태도, 부모의 이해가 회복의 열쇠
박 상담사는 강조합니다. “상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교사와 부모의 ‘태도 변화’가 꼭 함께 가야 해요.”
민수의 담임선생님은 민수가 시험 기간에 느끼는 압박을 줄이기 위해 사전 안내, 피드백 유예 등을 조율했고, 부모는 “그냥 잘하고
싶어서 그런 거구나”라는 말로 민수를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민수 자신이었습니다. 그는 이제 시험이 가까워지면 먼저 자신의 감정을 점검하고, 무리한 공부 계획을
조절합니다. 그리고 친구에게도 말합니다. “나 요즘 좀 불안한데, 괜찮아. 이건 나쁜 게 아니야.”
불안은 병이 아니라 ‘신호’입니다
민수는 말합니다. “나는 이상한 게 아니었어요. 그냥 너무 혼자 버텼던 거였어요.” 많은 청소년이 정서적 고통을 겪고 있지만,
여전히 ‘예민하다’, ‘유별나다’는 말로 외면당합니다.
불안은 누군가에게는 일상의 일부이며, 그 감정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합니다. 중요한 건, 그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들어줄 사람**, **이해해 줄 환경**, **연습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CTA – 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법: 실질적 회복 팁
- 감정 기록: 불안한 순간을 간단히 적어보는 습관은 감정 정리에 큰 도움이 됩니다.
- 신체 조절 연습: 4초 숨 들이쉬고, 4초 멈추고, 4초 내쉬는 ‘4초 호흡법’을 매일 3분씩 실천해 보세요.
- 불안을 말로 표현하기: “나 지금 좀 불안해”라는 말만으로도 감정은 내려갑니다. 말하는 것 자체가 치료입니다.
- 전문 상담 연결: 지역 청소년 상담복지센터나 학교 상담실은 언제든 무료로 상담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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